8월 15일 열린 추모학술대회서 김상현 교수 주장


김상현 동국대 교수.

"효당은 친일에 관한 글을 쓴 적도, 시국 강연회의 연사로 나선 일도 없다. 조카 최원형의 항일투쟁으로 인해 그의 속가 친척과 불교계의 인연 있는 사람들이 고통을 당했을망정 효당 자신이 일제로부터 이득을 본 일은 없다.”

동국대 김상현 교수(사진)는 효당사상연구회 주최로 8월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린 효당 최범술 스님 추모학술대회에서 ‘효당 최범술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임혜봉은 2001년에 간행한 일제하 불교계의 항일운동에서 ‘열렬한 민족주의자 최범술'이라는 제목으로 효당의 항일운동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으나 2005년에 펴낸  ‘친일승려 108인(청년사)'에서는 효당을 108인의 친일승려 중 한 사람으로 지목하고 있어서 자신의 두 논문 간에도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며 “‘최범술이 중일전쟁 전후에 친일로 변절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효당의 ‘일본 측과의 내략' 운운은 어불성설”이라며 “효당이 다솔사의 불교교류를 ‘일제의 침략전쟁이 치열해지던 와중에서도 두 나라의 불교계는 화기애애하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서로 지키려 했던 것'이라고 말한 것도 불교적 입장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편적 진리를 추구하는 종교 간의 교류까지도 민족주의적 잣대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효당의 항일 투쟁은 위문이나 법회 이후에도 계속되기 때문에 다솔사의 법회에 약간의 의구심이 남는다고 하더라도 이것으로 효당을 친일승이라고 평하는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임혜봉은 ‘최범술이 대표적인 친일 승려'라는 김지복과 이외윤 등의 증언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며 “임혜봉은 다솔사가 항일의 거점이 되었던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주요 말사 주지를 역임한 승려 모두에게 친일승려라는 오명을 덮어씌우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효당은 기성을 고집하는 소선인(小善人)이 되기보다는 비록 시비의 대상이 될망정 성장을 향해 대승의 길을 걸었던, 아니 그렇게 살기를 염원했던 분”이라고 덧붙였다.


8월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린 효당 최범술 스님 추모학술대회 종합토론회 모습.

이밖에도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김용표 동국대 교수의 ‘원효의 반야심경소와 효당의 복원해석학', 김광식 부천대 교수의 ‘만당과 효당 최범술' 등 총 7편의 논문이 발표됐으며, 이에 앞서 효당가 반야로 차도문화원의 ‘공수선차' 시연과 헌화ㆍ헌차 의식이 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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